지상의 노래 이승우 |
천산 수도원을 매개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
연희- 내게도 아픈 연희
연희를 사랑한 후
70년대를 살아온 한정효의 이야기
그리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장의 이야기
같은 문장을 연속적으로 반복하며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문법이
이해가 어려워 짜증이 났지만
새로운 발견이고 새로운 리듬감이고 흥미로운 소설이다
재미있게 읽었다.
책의 뒷장에 실린 문학평론가의 말도 공감한다.
우연히 발견된 천산수도원의 벽서
어떤 우연도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운명을 만드는것은 누군가의 욕망이다.
저마다의 욕망을 드러내는 실현하는 과정에서...
그 속에 소설의 주제가 되는 특별한 삶이 있고,
그 이야기가 소설이되고
특별하고, 뭐 그런 거 아닐까?
욕망하고, 피해 주고 그래서 고통받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마도 그런 것이 삶의 모습이겠지.
다만 언제나 해피엔딩은 아니라는 것.
그래도 우연을 만드는 사람들의 욕망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남자가 후에게 길을 순례자로 삼고 걸어보라고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에 그에게 허락된
유일한 일이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걷기 시작했던 자신을 떠올렸다.
할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지 않았다면
그는 걷지 않았을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걸었으므로 걷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아무것도 아닌 일을 했고
아무것도 아닌 그 일을 통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를 벗어났다.
욕망의 실현으로 우연이 발생하고
그 우연으로 인해 타인이 고통받고 그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리고
그 고통받는 자신을 벗어나고자 무언가를 시도하지만 이루어지는 건 쉽지 않고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나?
그 말은 이젠 돌아서서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는다 이런 말인가?
잘 모르겠다.
뭐 나름 재미있는 소설이다
조금은 아픈 소설이다.
후가 더 치열하게 살아갈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있다.
잠깐 등장하는 연희는 나를 아프게 한다.
역시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미친 사람들이어야 할 것 같다.
끝
작가 이승우
그는 소설가 이청준의 뒤를 이어 관념적인 소설을 쓴다는 평을 받아왔다.
제10회 황순원 문학상 심사위원들은 “특히 읽는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것을 읽게 하는 형이상학적 보편성이야말로
다른 한국 소설이 지니지 못한 이승우 소설만의 득의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승우는 현대소설에서 자주 나타나는
'아버지의 문제'를 자신만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으며,
아버지와 아들의 대립구도가 작품 속에 자주 나타난다.
프랑스의 문단과 언론에서 찬사를 받았으며,
갈리마르 출판사가 펴내는 폴리오 시리즈에 《식물들의 사생활》이 포함될 정도로
프랑스에서 지명도가 높다.
프랑스에서 그의 작품이 관심을 받는 이유에 대해 그는
"기독교적 세계관,
개인과 내면에 대한 관심,
그리고 정서에 덜 호소하는 내 문장이
그쪽 사람들의 기호에 맞는 것 같다"라고 언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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