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스메 소세키 김난주 옮김 |
등장인물
이름 없는 고양이 - 인간을 관찰하는...
구사미- 주인집 서생,
고양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석탄 찌꺼기처럼 메마른 데다가 앞뒤가 꽉꽉 막힌 채 딱딱하다"
메이테이 선생 - 구사미 친구
도쿠센 선생 - 구사미 친구
도미코 양 - 가네다네 집 딸
간게츠 군 - 박사학위 준비생
고양이가 본 인간,
즉 "쓸데없는 걸 만들어서 스스로 고생하는 동물"들의
일상을 그린 소설이다.
막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개화기
1900년대 일본, 근대 일본의 서민들의 삶을 담담하게
이름 없는 고양이를 화자로 해서
소소한 일상을 그린 소설이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폭발적이지도 않고
그저 담담하게
근대 일본의 일상을 소개로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은 근대를 지나
현대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나타나는
인간미의 상실과 인문학의 멸절을...
그 속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
은유적으로 말하고 있다.
꽉 막힌 고양이 주인인 서생과
허풍쟁이 친구 메이테이,
철학자 연하는 친구 도쿠센
그리고 똑똑하지만 선한 박사논문 준비생 간게츠,
그들의 모임과 대화 속에서
그들의 일상이 수채화처럼 담백하게 그려진다.
우리나라 근대문학 초기의
김동리나 황순원 작가같은
소소한 일상을 그린 문학작품이다.
무리 않고 천천히 읽어간다.
덩달아 나도 무리하지 않는다.
소설책이란 이렇게 시간을 두고
똑같이 일상을 살아가듯 읽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듯...
그래서 근대 문학이
폭발적인 재미는 없어도
그 속에 문학적 가치가 있는 걸까?
이름 없는 우리 고양이는,
현대를 막 시작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을 관찰하는 고양이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일상을 말해주고 ,
그들의 속마음을 이야기해주고,
그 인간들의 의도마저 확인해 준다.
툇마루에 엎드려서,
또는
주인 서생의 무릎에 앉아서...
그래도
자기 욕하는 건 못 참겠나 보다.
서생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
우리 주인공 고양이는 겁나서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따지면 가장 어리석은 건”
“이 고양이임더 글쎄 무슨 배짱일까예?"
"쥐는 왜 안 잡고 도둑이 와도 신경도 안 쓰고
선생님 이 고양이 제가 데리고 갈까예?
이렇게 키워봤자 아무 쓸모도 없을 것 같은 데예."
하마터면
우리 고양이는
다타라 씨의 한 끼 식사 거리가 될뻔했다.
그날 밤 우리 고양이는 쥐를 잡는 모험을 강행한다.
실패다.
우리 집 서생은
아무리 관찰하려고 해도 관찰할 만한 게 없다.
인간다운 일을 하나도 하지 않는다.
관찰할 게 없는 인간이다.
메이테이 선생이라도 오면
관찰거리라도 생길것 같은데...
오늘은 늦는다.
역시 메이테이 선생은
시답잖은 입담으로 모임을 혼동, 혼란스럽게 한다.
오늘은 뱀밥을 먹고
“실연한 이야기를 명랑하고 원기 있게..."
이건 주인 서생의 평가다.
여하튼 간게츠군의 결혼 조건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게 메이테이선생의 농으로 입담으로
그리고 주인 서생의 그 뭐야
무덤덤한 논평들이 계속된다.
우리 고양이는
무더운 여름날에 불편한 털옷을 불평하면서도
이 모임의 인간들의 이야기를
배를 깔고 누워서 재미나게 듣고 있다.
역시 쥐 잡는 거보다는
이런 괴짜 같은 인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더 재미있어한다.
우리 고양이는 가끔 낮잠을 자며
인간들을 부려먹는 꿈을 꾸기도 한다.
그리고 귀여운 우리 고양이는
독자에게도 정독하라고 귀엽게 충고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뒹굴면서 읽거나
다리를 내던지고 읽거나
한꺼번에 다섯 줄씩 읽는 무례한 짓은 하지 말고.
친구걸 빌려보는 너절한 짓은 하지말고
사서 읽으라"라고....
목요일 아침(음력 1월 15일이다)
타미에서 커피 한잔을 놓고 잠시 책을 본다.
바쁜 날이 될 텐데
아침의 커피라도 여유 있게 마시고 싶은 마음에서...
이렇게 책을 앞에 놓고 커피를 한잔 마신다.
그래도 될 것 같은,
흥분으로 다음 페이지를
폭풍처럼 넘기지 않아도 되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도 고전으로 불러도 될 것 같다.
고양이 말마따나
작가의 이 책은 현대적 감각의 기교도 없고,
강열한 플롯도 없고,
정교하지 않게도
가끔씩 생뚱맞은 상황이 전개되기는 하지만
찬찬히 봄날의 나른한 오후를 즐기듯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해본다.
계속
요즘 세상에는 없는 별빛이 반짝이고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가 흐르는....
다음 문장을 보면,
그 시대의 밤하늘은
별빛에 넋을 잃을 정도였을 거라 생각한다.
숲에서 보면
위쪽은 끝없이 무한정한 별빛이 반짝이는 달밤이라
늘 그렇듯
은하수가 나가세와를 엇비슷하게 가로질러
그 끝은...
그 끝은...
그렇죠.
하와이를 향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감상적인 대화들이 있는가 하면,
자질구레해진 인간의 가치를 한탄하기도 한다.
20세기 초 개화기
사람은 공산품처럼 자질구레해지고...
옹색해지고.
자의식으로 만 가득 차서
잔뜩 긴장한 상태로 살아가게 되는...
개인이 평등하게 강해 졌기 때문에
동시에 개인이 평등하게 약해진 셈이 되는 거야.
즉, 남이 나를 해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분명 나는 강해진 셈이지만
우리는 좀처럼 남에게 손을 댈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내가 분명 옛날보단 약해진 셈이지.
개성은 무서울 만큼 강해지고...
현대에 이르러 이기적인 자신만의 공간으로 숨어 버리는
인간들은
밤하늘의 빛나는 별빛마저 잊어버리는가 보다.
그래, 그러든지
이대로 취해
밤하늘의 별빛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기 저 은하수가 어디로 가는지
그 별빛 은하수를 따라서
하와이를 갈 수 있다면 좋겠다.
이런 꿈조차 꾸지 못하는 고집스러운 주인집 서생은
슬프다.
일상적이고
감상적이고
슬픈 이야기들이다.
끝
1867년, 도쿄 출생이며 본명 킨노스케이다.
1900년 영국 유학 후 귀국하여 도쿄제국대학
제일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였고,
1905년에 '호토토기스'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1906)를 발표하였다.
1907년 아사히신문사에 입사하여 '우미인초'를 연재
그의 작품은 당시 전성기에 있던 자연주의에 대하여
고답적·관상적인 입장이었으며,
그 후 '산시로'(1908), '그 이후'(1909), '문'(1910)의
3부작에서는
심리적 작풍을 강화하였고,
다시 '피안에 이르기까지'(1912), '마음'(1914) 등에서는
근대인이 지닌 자아·이기주의를 예리하게 파헤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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