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만의 거친 멋과
고집과 날것을 지켜가는
몰바니아로의 특별한 여행안내서
[우리는 몰바니아로 간다]
산토 실로로 외/전지나
Molvania!
오래전에 읽은 책이다.
이제 추억을 더듬어서 다시 한번 읽는다.
몰바니아 지리적 위치
동유럽의 루마니아 근처의 구소련연방의 국가들 중 하나,
아직 개방되지 않은,
이제야 개방된 신비감 가득한,
바다가 없는 내륙국 동유럽의 국가, 몰바니아의 여행안내서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3중 부정이라는 언어의 문법적 특징이다.
예를 들면,
"이 물이 못 마시는 물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란 말이 아닌가요?"
"이 물 마셔도 되나요?"라는 질문이다.
필수 체크 항목
지리 :
남부 평원지대와 서부와 북부는 바람이 세게 부는 평원지대, 동남부는 산맥으로 둘러 쌓여있다. 주로 슬로바키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민족 :
대부분이 중부, 남부에 거주하는 벌그족(68%)이고 북부 도시에 거주하는 헝가르족(29%)으로 구성되어 있다.
통화 :
1 스트루블 = 100쿤트(굳이 알 필요는 없다)
전기 :
AC : 37v이다. 반드시 승압기가 필요하다.
주요 지역 설명
1. 수도 루텐블라흐
몰바니아의 중심을 흐르는 우체강 기슭에 있다. 루텐(언덕이 많은 곳)과 블라흐(도시 꼭대기)의 두 구역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아래 지도를 확인하시기 바란다. 지도가 잘못되었어도 정부를 탓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도가 틀렸다고 해도 아무도 대답을 안 해준다. 원래 그런 나라이다.
이 도시는 유럽 최대의 성인물 출판센터다. 나머지는 다니면서 알아보자. 루텐블라흐에서 주의할 점은 지도가 미묘하게 실제와 다르다는 것이다. 갈탄이 주 연료라서 도시의 매연은 각오해야 한다. 관광객들은 항시 마스크를 하고 다녀야 할지 모른다. 갈탄 매연이 몸에 좋지는 않지만 다들 그냥 그렇게 산다. 특별나게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혹시 총에 맞으려나....
2. 남부 몰바니아 알프스
몰바니아의 휴양지이다. 루마니아와 접해있는 스키어들의 천국이다. 유명한 발렌타인지 프로 멘쥬(연인들의 산책로)가 있다.
3. 동부 대초원
위치적으로 고립된 동부지역은 독특한 문화적 특수성을 간직하고 있다. 싱싱한 초록, 갈색 대지라는 자연 위에 공산 정권 시절의 획일적인 문화를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공산주의에 추억이 가득한 사람들은 향수를 가득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영화 <체르노빌>의 도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 서부 고원
공업화가 진행된 곳이지만 세계 최대의 습지 보호 구역이 있다. 300종이 넘는 철새들과 8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치안이 좋지 않다. 습지 탐방이 아니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습지에서 살아가는 300여 종의 철새들의 날갯짓은 위험을 무릅쓸 만큼 환상적일 것이다. 조류 탐험가라면 추천할 만하다.
5. 중부 대협곡
몰바니아 민족의 발상지다. 아직도 옛날 전통을 유지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 협곡에서의 자연의 극렬한 도전을 만끽할 수 있는 레포츠가 많다. 안전은 본인의 몫이기에 더 짜릿하게 즐길 수 있다.
몰바니아 특별한 지역
몰바니아 동부지방의 드즈레보라는 도시에는 1인용 엘리베이터가 있고 또한 호텔 엘리베이터 이용 시 추가 요금을 내는 곳도 있다. 그리고 동부지역의 지역적 특성상 비행기 활주로가 굽어있는 곳도 있다. 여기서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서부지역에는 탱크가 대중교통의 하나이기도 하니까. 탱크뿐이랴. 사람이 등에 업고 이동해주는 서비스도 있으니... 정겨운 교통수단이다.
몰바니아 서부 사사바에는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져있는 현대식 건물이 있다. 그리고 이도시에서는 가능하면 무장 택시를 타는 게 가장 안전할 정도로 치안이 좋지 않다.
세레조라는 도시에는 600년이 넘은 공중화장실로 여겨지는 건물도 방문해볼 만하다.
대협곡이 있는 몰바니아 중부지방, 몰바니아 민족의 발상지라고 자랑하며 여전히 그 전통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그 예로 이지방은 악마로부터 영혼을 지켜주는 의식을 해주기도 하는데.. 당신의 귀를 잡고 얼굴에 침을 세 번 뱉는다. 악마가 도망갈지는 몰라도 우선 결핵감염을 우려해봐야 할 것이다. 이 중부의 저르보라는 도시의 대중교통은 지옥 수준이다.
몰바니아의 특별함
탈 수 있는 모든 것이 교통수단이다.
기억해라. 여기서는 9살부터 자동차를 몰고 거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제일 안전한 교통수단은 버스 지붕 위다. 물론 제일 비쌀 것이다. 참고로 오전 7시가 체크아웃인 숙박 업소도 있으니 꼭. 꼭. 꼭 확인해야 한다.
모든 유럽 국가와 도시들이 세계화의 영향으로 획일화되어가는 이 시기에도 몰바니아는 그 추세를 역행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몰바니아다운 거친 관습과 기질, 타협하지 않는 고집으로 황량한 날 것을 고집하는 나라이다. 그래서 비록 언어적으로나 여행하기에 무척이나 불편하지만 그 자체가 이 획일화된 세계에서
몰바니아 만의 매력이다.
몰바니아 같은 나라는 아프리카의 이름 없는 원시부족 빼고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비록 힘들고 불편하지만
꼭 가봐야 하는 나라 이기도하다. 참고로, 몰바니아에 가서 놀라지 마시길, 이 나라에서의 성년은 9살이다. 19살이 아니라 9살이다.
중세에서부터 멈추어버린 나라,
황량함과 날 것 같은 나라,
누구라도 환영하는 나라,
비상구 사용료를 받을 것 같은 나라.
고속도로의 최고속도가 70킬로 밖에 안 되는 나라,
그래도 사람이 살고, 여성 손님에겐 장미꽃을 남자 손님에게는 5리터짜리 와인을 선사하는 신사의 나라, 비록 현대화 세계화가 폭풍처럼 밀려오고 있지만 날것 그대로 여전히 살아가는 나라. 유럽연합의 가입이 아직 보류 중이다. 그래서 유로화는 사용되지 않을 것 같다.
주의할 점
여행 시 모든 식당, 호텔의 비품이나 종업원에게 추가를 시키지 말아야 한다. 냅킨을 더 달라고 할 경우 추가 서빙 비용에 테이블 정리비용 등등이 계산서에 추가된다. 테이블 위의 촛불을 켜지 마라. 추가 조명에 대한 금액이 청구될 것이다.
물론 동부 대초원에 아무것도 없이 오직 홀로 떨구어 놓고 가버리는 오지체험 여행 프로그램도 있다. 극심한 고독과 추위와 배고픔을 처절하게 경험하게 하는 그런 나라, 한편으로는 거리에서 통돼지 바비큐를 굽고 있는데 누구나 무료로 맛볼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결론은
"있는 그대로 아무것도 추가 요구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몰바니아를 즐겨라"
여기서는 불편함과 황량함이. 그리고 고독함이, 밖이 안 보이는 호텔 유리창문처럼 단절 그 자체가, 지나치게 진한 음식이 과해서 지나친 음식이 그대로 여행상품이다.
여하튼,
이 세계화 시대에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나라와 도시들에게서 여행이 식상해진 여행자들에게는 자신들만의 거친 멋과 고집과 날것을 지켜가는 몰바니아는 매력덩어리의 나라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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