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무거운 소설이다.
그러나 책의 무게만큼이나 가볍게 읽어진다.
무거운 소설이 이렇게 가볍게 읽혀질 수 있다니 재주가 좋다.
단 몇십분 만에 읽어 버렸다.
내용은 허망하게 끝나지만 생각은 많다.
삶과 열정에 대한 고민이 있다.
내가 추구하던 즐거움에 타인의 자리는 없다.
나는 내안에서 오래도록 지속되는 쾌락을 추구한다.
책장에서 괜찮은 시를 발견한다.
감탄하고 읽고 또 읽고 외우고....
알고 보니 내가 쓴 시다.
몰입은 위험하다.
그래서 즐거운 거고,
다시 몰입하고 싶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와의 접점이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 일찍 오게 되는 공항
영원히 제때에 공항에 도착하지 못한 채....
수십 년간 살인을 해온
이젠 늙어 치매가 걸려 기억력조차 확실치 않은 연쇄살인범
살인범으로서 자신의 삶에 대해 가장 잘 살아왔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그가 치매에 걸려 혼동스러운 상태에서
마지막 살인을 저지른다.
졌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졌다
이는 인생의 공포이자 농담이다.
그는 치매 상태에서
삶과 시간이 던지는 공포를 이겨보고자
자기의 딸이라 생각하는 요양사를 살해한다.
몸과 기억은 이미 지고 있으나
마음은 지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살인자의 살인의 추억이 아니라,
더 이상 살인할 수 없다는 공포감에 대한
마지막 열정이었다.
삶에 대한 열정이 쉽게 허망해지는 공포를
작가는 살인자라는 등장인물로 세게 발악하고 거부하고 있는 것 같다.
삶에 추구하는 것에 대한 몰입,
허망한 것인가?
살아온 삶에 대한 가치인가?
현재,
열정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
마지막까지 그 열정을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읽었다.
◆◆
'책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눌프]- 헤르만 헤세/나는 그대를 다른 모습으로 만들 수 없었다. (0) | 2022.02.28 |
---|---|
오쿠다 히데오-올림픽의 몸값 /허망하게 끝난 소시민의 서글픈 저항 (0) | 2022.02.25 |
오쿠다 히데오-남쪽으로 튀어/자, 우리도 남쪽으로 튀어보자! (0) | 2022.02.25 |
지상 최대의 쇼, 리차드 도킨스 아마도 신은 없습니다. (0) | 2022.02.25 |
잠 - 무라카미 하루키 (0) | 2022.02.25 |
지상의 노래 - 이승우 욕망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것 (0) | 2022.02.25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스메 소세키 발칙한 고양이 (0) | 2022.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