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와 회색신사들의 시간과 시간의 이야기
책 제목 : 모모 (Momo),
원 제목은 "모모, 시간 도둑과 사람들에게 빼앗긴 시간을 돌려준 한 아이의 이상한 이야기".
작가 : 미하엘 엔데(독일)
발간 : 1973년
번역 : 한미희
책 제목에 전체 이야기가 들어있다.
"모모는 철부지..."로 시작하는 1978년 김만준의 노래 "모모"는 이 책의 주인공 소녀 모모가 아니라 1975년에 출간한 프랑스 작가 에밀 아자르의 소설 "자기 앞의 생"이라는 책에 나오는 '모모'라는 주인공 소년의 이름이다.
모모 독후감상
“이 책은 1973년에 쓰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간도둑의) 악몽이 현실이 되고 있다"
왜 항상 시간이 부족한 걸까?
죽을 듯 살아가는데 왜 아직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느낌일까?
가진 것이 없어도 행복했던 어린 시절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인간의 시간을 훔쳐가는 회색신사들은
뭔가를 이루어야 하고,
사회 속에서 화려한 인간이 되고,
원하는 것을 손에 쥐어야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욕망에 깃드는 존재들이다.
뭔가 얻을 때마다
뭔가 이루어야 할 때마다
따듯함을 잃고 점차 삭막해져 가는 마음에 깃드는 존재들이다.
더 이상 남을 배려하지 않고,
더 이상 배우지 않고,
더 이상 사랑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를 내달리게 하는 사회와 문화, 그런 교육에 깃든 것이 회색신사들인 것이다.
회색신사들은
자신의 시간을 욕망을 추구하는 데 사용할수록 역으로 따뜻한 눈길을 주고받는 시간, 사랑할 시간, 즐거운 추억의 시간들을 빼앗아 간다.
모모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렇게 시간에 쫓겨가며 살아가는 인간들, 그 속에서 정작 자신의 마음을 잃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1973년에 발간된 책이지만, "모모"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인생은 성공이 전부가 아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이런 말을 적어도 공허한 기분은 무엇일까. 나 스스로도 이루지도 못할 욕망을 찾아 시간에 쫓기는 인간인 것인가.
모모 줄거리
모모
고대도시의 흔적이 남은 도시의 변두리, 페허가 된 작은 원형극장의 구석에 거지 같은 꼴을 한 어린 모모가 살고 있다. 근처 마을의 가난한 마을 사람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모모를 설득했지만
전 필요한 게 많지 않아요.
그냥 여기서 살게 해 주세요.
마을 사람들은 모모를 위해 작은 방을 꾸며 주었다. 그렇게 모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원형극장
모모의 근처에는 언제나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이 들린다.
“아무든 모모에게 가보세”
그저 찬찬히 들어주기만 하는 모모, 찾아온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야기를 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낸다.
그중, 원형극장 근처, 허름한 움막에 사는 여행안내원 기기와 청소부 베포 할아범은 모모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그렇게 모모가 사는 무너진 원형극장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어른들의 쉼터가 된다. 삶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괴로움을 위로받으며 앞으로 나가는 의욕을 채워주는 빛나는 샘이듯...
회색신사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회색빛,
잿빛 슈트에 회색 중절모, 회색 가방을 들고 연기를 내뿜는 시가를 문 회색신사들이 사람들을 찾아온다.
시간저축은행 영업사원 XYQ384b호
인생은 짧다.
당신의 인생의 1/3을 잠으로 보내고 있다.
당신은 인생의 1억 초 이상을 친구를 만나 잡담하는 데 사용한다.
당신은 또 인생의 1억 초를 먹고 마시는데 쓰고 있다. 앵무새를 돌보는데 14,000,000초를 버리고 있다.
그러니, 당신의 성공을 위해서
당장 쓸데없는 시간을 줄이고 시간을 저축해라.
당신이 원하는 그 무엇을 위해서 사용해야 할 시간을 우리가 관리하여 시간을 아껴주겠다.
사람들은 바빠졌다.
시간이 아깝다고 소리치고 시간이 없다고 짜증을 낸다. 작은 인정을 베푸는 것조차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소리친다. 바빠진 만큼 사람들 간의 관계는 점점 더 삭막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더 이상 모모를 찾지 않는다.
다만, 아이들만 모모를 찾는다.
어느 날
모모를 찾아온 회색신사가 바비인형을 던져준다.
“인형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 이상 친구가 필요 없어질 거야"
"나는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
하지만 모모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인형에 곧 지루함을 느끼고 인형을 버려버린다. 자기들의 의도가 먹히지 않는 모모,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마음속 소리를 들으라고 말하던 모모,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는 것을 방해할 것 같은 모모에게 화가 난 회색신사들이 모모를 손 봐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모모가 위험하다.
거북이 카시오페이아
사람들에게 들려준 ‘시간을 훔치는 회색신사들의 이야기’는 공허해지고 모모는 폐허의 계단에서 사람들을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렇게 조용하게 텅 빈 윈형극장,
그리고 자기 앞에 나타난 거북이를 발견한다.
“같이 가자”
거북이의 등짝에 적힌 말에 따라 거북이를 따라간다.
점차 똑같은 사각형 모양의 회색빛 건물들로 채워지고 있는 도시를 지나고 반듯반듯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도로를 지나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더 바쁘게 쫓기는 아이들 사이를 느릿느릿한 거북이걸음에 맞추어 지난다. 아무도 모모에게 관심이 없다. 사람들을 쫓아 시간을 훔치는 회색신사들만 분주하다.
"언제나 없는 거리"를 지나
"아무 데도 없는 집", 온갖 시계가 숲을 이루고 있는 시간의 집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곳은 뒤로 가야 앞으로 나아가고 느리게 갈수록 더 빠르게 가는 곳이다.
호라박사
인간들에게 시간을 나눠주는 사람, 세쿤두스 미누티우스 호라 박사를 만나고 수많은 종류의 시계를 보고 빛과 같이 눈부시게 피었다가 지는 시간의 꽃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인간의 시간을 먹고사는 회색신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회색신사들은 더 이상 시간을 훔치지 못하면 무로 돌아간다. '는 이야기를 듣는다.
시간 도둑들이 더 이상 훔치지 못하게 해 주세요.
그럴 순 없어. 나는 시간을 나누어 줄 뿐이야.
자신의 시간은 스스로의 문제야.
그들을 도와주는 것은 쉽지 않을 거야 사람들이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거야.
가장 소중한 시간을 욕망을 위해서만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렇게 호라박사의 시간의 근원을 방문하고 다시 원형극장으로 돌아온 모모,
그사이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기기의 변신
모모를 찾기를 포기한 기기의 번신은 드라마틱하다. 이야기꾼으로 대히트를 친 기기는 더 이상 관광안내원이 아니라 대중의 칭송을 받는 연예인 기롤라모가 되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그저 들려주면 되었다. 아니 아무 이야기를 들려주더라도, 똑같은 이야기를 조금만 바꾸어 들려주더라도 대중은 그를 칭송했다. 아니 대중이 그를 스타로 만들어놓고 즐기고 있었다. 반면 삶이 윤택해지고 가진 것이 많아도 가슴속에는 스스로 사기꾼이 되어가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기기는 모모를 찾고 있었다. 다만 시간이 없을 뿐.
기기의 저택을 찾아간 모모,
그 옆을 쏜살같이 지나는 자동차가 급정지를 한다.
드디어 모모와 기기가 1년 만에 만났다.
“베포 할아버지는?”
“모르겠어”
“내가 좀 바쁘니까 자세한 건 나중에 이야기하자.”
“여기 내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모모는 그렇게 기기와 헤어지고 말았다.
베포 할아버지도 찾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모모의 말에 귀 기울지 않는다.
비록 사람들이, 아이들이 더 이상 모모를 찾지 않지만, 그들 마음속 한구석에는 "이건 아니라"는 생각들이 깊숙이 숨어 있었다. 향수를 자극하듯 그것을 생각하게 하고 드러내게 하는 모모, 회색신사들의 존재에 위협이 되는 것이다.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다."
"우리의 일을 더 이상 방해하지 마라"
위험에 처한 모모,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와 함께 또다시 호라박사를 찾아간다. 그들을 뒤쫓는 회색신사들.
"언제나 없는 거리"를 지나
"아무 데도 없는 집"까지 쫓아왔지만 호라박사의 집에는 들어올 수가 없었다. 그들의 존재 만으로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시간이 오염되기 시작한다.
호라박사는 최종 승부수를 띄운다.
시간이 멈출 것이다.
회색신사들의 근거지로 가서 그들이 인간들에게 훔쳐낸 시간을 해방시켜라.
결말
모모의 마지막 모험,
모든 시간이 멈추고 모모는 호라 박사에게 받은 시간의 꽃 한 송이들 들고 카시오페이아와 함께 회색신사들을 뒤쫓아 그들의 본부로 들어간다.
모든 것이 멈추어진 세상, 회색신사들도 정신없이 본부로 돌아간다. 훔쳐올 인간들의 시간이 멈추어진 것이다. 자신들도 사라질 위기이다. 회색신사들 사이에서도 서로 살겠다고 서로 시간을 뺏고, 빼앗기고 흐릿하게 사라져 간다.
혼란스러운 시간,
모모와 카시오페이아는 시들어가는 시간의 꽃으로 인간들이 시간이 채워져 있는 금고문을 열고 시간을 해방시킨다.
그 시간들은 하늘을 날아,
모든 사람들에게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얼마 후
무너진 원형극장, 모모가 살 던 그곳에 밝은 웃음소리를 내는 기기와 베코 할아버지,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욕망, 그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잃어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 욕망의 바닥에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랑과 연민, 추억을 들추어 내어주는 모모가 있다.
독일 작센주 하노버에는 모모의 조각상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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