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존 번연
1600년대, 영국 중세가 끝나고 근대로가는 시점.
타락한 교회와 교인들에게 ‘천국은 멀고도 험하다.
좁다.
회개하고 진정한 고난의 순례자가 되어라고 쓴
책인듯 하다.
지금 시대에도 적용될 수도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교회와 교인들은
그 너무나 힘든 고난의 순례자가 되기를
거부하게 만들었지.
그저 일주일에 한번 용서를 구하고
워낙 말씀이 없으신 하나님이 용서한 것으로
믿고 살아 가게 된 것이지.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하늘로 가는 격한 과정이라
원제는 "PILGRIM'S PROGRESS"
순례자의 길 정도 될 거다.
영국 출신의 존-번연이라는 사람이 쓴 글이다.
"꿈이라는 형식을 빌어"
"성경을 뿌리로 한 영감과 힘과 구원의 문학"
이라고 극찬된 소설이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
이라는 평도 있다.
"삶의 여정에서 깊은 영적 깨달음을 얻는 길잡이"
라는 평도 있다.
1부 주인공은 크리스천
2부 주인공은 부인인 크리스티애너
1부는
말 그대로
성경을 읽고 말세의 파멸에 대한 두려움으로
생명, 영원한 생명을 찾아
천국을 찾아가는 도정을 그린 책이다.
2부는
주인공이 천국에서 부인을 부르는 우편을 보내서
부인이 그 천국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1부, 2부 내용은 거의 유사하다.
천로역정,
비주얼에 익숙한 우리는
역정의 화려한 전투와 액션을 기대하지만
"천로역정, 착하게 살면 천국 간다"는
길거리 기독교 광고지 수준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전체를 흐르는 단 하나의 문장은
‘천국에 이르는 좁은 문’을 말한다.
아래 천로를 가는 크리스천의 이야기는
전도자와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전도자는 한 손으로
꽤 멀리 보이는 넓은 벌판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쪽에 있는 좁은 문이 보입니까?"
"어디요? 아니, 보이지 않는데요."
"그럼 저 찬란한 빛은 보이나요?"
“예, 보이는군요. 아주 밝은 빛이 보여요."
"그렇다면 이제’
“저 빛이 보이는 쪽으로 계속 걸어가세요."
"그 빛에 가까이 가면 작은 문이 보일 겁니다."
"그 문을 두드리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 줄 거예요."
파멸의 도시는 떠나야 하며
교활과 자만, 무지, 수다, 의심, 불신 등등의 뿌리치고,
유혹을 물리치고
악을 떨쳐버리고
순교자의 심정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결론이다.
말 그대로 이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이름이
그대로
자비,
순종,
소망,
무지,
불신 등등이다.
중간중간 결혼과 같은 이벤트도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주일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 기분으로 읽히는 책이다.
우화와 비유와 은유이지만
차라리 성경 그 자체가 훨씬 재미있고 읽기 쉽고,
훨씬 더 격정적인 천로역정이라고 생각한다.
감상
긴 설교를 좋아하는 목사님의
한판의 지루한 설교를 졸면서 들은 것 같다.
기독교인들 모두 착하게 살고
천국으로 가는 좁은문을 찾기를 바란다.
21세기 기독교는
천국으로 가는 좁은문을 찾는 그런 역정을
대부분이 거절하고 있지.
사실 없다는게,
그런 교인들이 드물다는게 사실에 가깝지만.
크리스천같은 순례자는
독일의 알프스 깊은 산자락의
수도원에나 가야 있을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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