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
1789년 7월
파리,
2부 21장 울리는 발소리
먹을 게 없으면 풀을 먹으라는 귀족들과 내것은 어느 누구와도 나누지 않겠다는 후작의 발아래에 사는 사람들. 언제나 그렇듯 전제군주시대의 군주와 그에 빌붙은 귀족들의 탐욕의 끝은 타락하고 폭압이 이뤄지고 결국 인간의 존엄성마저 스스로 팽개치고 결국 멸망에 이르게 되듯이 여기 1789년 프랑스는 그 전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후작의 아들들에게 언니와 오빠를 잃은, 아버지마저 잃은 드파르주 부인 같은 비참한 사람들이 드파루르 술집에 찾아든다. 수군거림이 묘한 전염병처럼 마을 전체로 번졌다. 챕터 21장의 제목처럼 수군거림이 울리는 발소리로 들린다.
작가 디킨스는, 전편에 걸쳐 이런 수군거림이 혁명의 전조를 보여주고 그 당위성을 말해준다. 작가는 아무 말하지 않지만 그 혁명의 수군거림에 분연히 동참하는 것 같다.
다른 도시
런던
런던에 있는 프랑스인 루시 마네트와 프랑스 귀족의 후손인 남편 찰스 다네이는 바다 건너 그들의 나라에서 울려오는 심장의 고동소리와 같이 울리는 북소리를 듣는다.
파리의 생탕투안
자, 진군!!
드파르주가 우렁차게 외쳤다. 드파르주 부인도 허리춤에 칼을 차고 나선다. 애국동지들이여 준비는 끝났다.
바스티유를 향해 돌격!!
"자유와 평등 박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우리가 익히 알던 프랑스혁명의 고귀한 정신은 포장된 것임을 알게 된다. 아니었다. 그들의 모토는, 아니 그들의 요구사항은 자유, 평등, 박애가 아니었다. 그들의 요구사항은 단순했다.
"자유와 재산을"
그리고
"생존과 폭압에 저항하는 권리를"
아니면
"죽음을 달라!"
그들에게 필요한 건 자유와 개만도 못한 생명에 대한 생존과 배고픔을 해결하고 귀족의 폭압에 저항하려는 의지와 힘이었다. 프랑스의 굶주림과 복수심에 가득 찬 모든 숨결이 "증오"라는 단어로 승화된 듯 농민들이 일어섰다. 하지만 통제되지 못한 혁명은, 복수심에 들려진 권력은 광기가 되고 광기는 또 다른 폭력을 낳고
그렇게 혁명과 복수심과 광기가 난무하는 무법천지 프랑스
프랑스 귀족의 후예인 다네이는 단지 귀족이라는 이유로 (물론 그의 앞 세대에서의 폭정에서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자기 재산을 나눠주기까지 했지만 귀족이라는 이유로 혁명군에 잡히게 되고 재판을 받게 되고 한 번은 무죄 또 한 번은 유죄 결국 24시간 내에 단두대에서 처형이라는 판결을 받는다.
기요틴이 매일처럼 그녀의 날을 번득이는 광기가 난무하는 파리에서 그를 구하려는 아내와 장인 그리고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지루하게 전개되던 이야기에 재미를 더해준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낭만적인 영웅, 아니 차라리 광대 같은 낭만적인 카턴의 이야기는 좀 생뚱맞기는 하지만.
왕정시대의 끄트머리에서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피폐했는지. 그래서 그들이 얼마나 복수심에 증오하며 살아왔는지. 정말로 배고파 죽기 직전까지 가게 됐는지.
"레미제러블"
그들이 왜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기 시작했는지 그것은 "배고픔"인 것 같다.
이 지루한 책을 왜 읽게 됐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재미가 있다. 우리가 아는 프랑스혁명, 거기서부터 시작한 민주주의가 그냥 온 게 아니다. 죽음과 같은 광기에서 온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피에서 민주주의는 온 것이리라.
1789년 7월
파리
프랑스는 전 세계인에게 자유를, 평등을 선물하고자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린 역사를 가진 멋진 나라였다. 스산한 안개 자욱하고 아직 아침해를 받지 못해 회색빛 흑백영화처럼 광장 한가운데 사람들의 피를 흠뻑 적시며 서있는 단두대,
기요틴은 뭐랄까...
공포였을까?
환희였을까?
그녀 기요틴이 누구의 편인지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달랐을까?
아마도 그 누구도 그녀에게서 공포를 느끼었으리라 생각한다. 귀족이든 왕이든 농민이든 시민혁명동지든 간에... 혁명은 광기이고 광기는 비이성적 폭력이고 비이성은 네 편 내 편이 없었을 테니까. 그렇게 그 사람들은 그날들을 기요틴과 같이 살아왔다. 그리고 나서야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가 있는 것 같다.
고전 명작이라고 부르는 책들이 처음에는 다 그렇듯 지루하지만 뒤로 갈수록 재미있다. 한 편의 뮤지컬 같은 소설이다. (그래도 "일리아드"는 처음부터 재미있었지. 다시 생각해보니 그리스는 현대문명의 발상지다. 왜냐고 한다면 우리가 아는 그 " π 파이 / 피 "가 그리스어이기 때문이지)
끝
기요틴 : guillotine (단두대) 프랑스혁명 당시 죄수의 목을 자르는 형벌인 참수형을 가할 때 사용한 사형 기구이다. 이 기구는 1792년 정식 사형 도구가 되었다. 1791년에 프랑스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국민의회에서 계급에 상관없이 참수형에 처할 죄수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파리 의료기기부의 해부학 교수인 조제프이냐스 기요탱 박사의 이름을 따서 이름 붙여졌다.
1812년 영국 포츠머스 교외에서 태어났다. 1824년 디킨스는 런던에 있는 구두약 공장에 취직했다. 19세기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자본주의가 발흥하고 있었던 시기로, 그 당시 영국은 번영했으나, 그 번영 뒤에는 빈곤과 열악한 노동환경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킨스는 힘들게 노동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경험했다. 이때 경험한 것들은 작품의 주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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