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를 보다 >
양민영
PART 3 : 르네상스
1-르네상스
폭발하는 인간성의 회복, 이제 미술과 특히 회화는 신이 보시기에 흐뭇하고 좋았더라가 아니라 인간이 보기에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미술의 대상은 인간성이 아니라 종교화가 많은 건 사실이다. 새로운 기법들이 등장하고 조금씩 빛이 화면에 등장한다. 감성과 감정보다는 아름다워야 한다는 점에서 근대 미술과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프레스코화, 템페라화를 대신해서 유화(1400년 네덜란드 후베르트 반 에이크가 발명함)가 시작된다.
#참고, 반달리즘- 아름다운 것을 파괴하는 행위
르네상스에 들어와 억눌러져 있던 예술적 감수성도 같이 폭발적으로 나타난다. 이제부터 수많은 미술가들이 등장하고 다양해지는 미술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보다 앞선 선구자들을 잊으면 안 된다. 바로 산드로 보티첼리(1445년, 이탈리아)와 브르넬레스코 (1445, 이탈리아)이다.
브르넬레스코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건축물인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피렌체)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피렌체)의 돔 지붕을 설계하고 완성한 사람이다. 그리스 로마시대의 인간 중심의 건축물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위압적이고 엄숙한 중세 고딕풍의 건축물이 아니라, 파리 노트르담 성당같은 건축물이 아니라 둥글고 감성적인 건축의 등장인 것이다. 그리고
<비너스의 탄생>
<비너스의 탄생>
<비너스의 탄생>(1482년 보티첼리 , 피렌체) 섬세하고, 부드러운 붓 터치에 무엇보다도 종교가 아닌 아름다움에 기초한 새로운 예술의 탄생인 것이다. 아마도 그 시대의 사람들은 엄숙한 성모 마리아만 보다가 비너스의 화려한 아름다움의 탄생에 환호했을 것이다. 정적이고 균형미만 있어 경외하는 비너스가 아니라 관능적이고 사랑하고픈 그리스의 비너스를 그렸다.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작품이다. 저 뇌쇄적인 눈빛을 보고 넘어가지 않을 남자가 없을 것 같다. 주목해야한다. 그림의 일부가 천지창조의 일부를 닮았다.
아름다움의 대상이 성모 마리아가 아니라 이제는 그리스의 아프로디테, 고대로마의 비너스인 것이다.
<시모네타 베스푸치의 초상>
<시모네타 베스푸치의 초상>(1476년, 보티첼리)도 중요한 작품이다. 평범한 여인이 그림의 대상이 된다는 건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얘기다. 역시 세밀한 디테일은 사실주의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제, 르네상스의 거장들에 대해서 얘기할 때다. 르네상스 미술의 대표선수는 단연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년, 밀라노)와 미켈란젤로 부오나르티(1475년, 피렌체) 그리고 라파엘로 산치오(1483년, 우르비노)이다.
다빈치는 기존의 화풍과 다른 스푸마토 기법을 그림에 재현하여 한층 더 부드럽고 사실적인 표현을 처음으로 시도한 작가이다. 이후 모든 회화는 이 스푸마토 기법을 기본으로 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획기적이다.
<모나리자, 1503년>
리사 부인이라는 뜻의 <모나리자, 1503년>, <세례 요한>(1513년, 다빈치) 스푸마토 기법뿐 아니라 명암의 대비를 사용하게 된다. 벽화인 <최후의 만찬 , 1498년>도 빼놓을 수가 없다. 뭐라고 더 설명할 것도 없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 1508년>, <최후의 심판, 1535년> 기존의 엄숙한 성화가 아니라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본 예수 그리스도, 아름다운 나신들… 기존의 어떤 사람이 감히 성스런 그리스도를 이렇게 발가벗겨 놓을 수가 있었겠는가? 이는 그리스 로마시대의 나체 조각들에서부터 비롯된 것임에는 분명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아름다운 인간의 조형미의 찬가인 것이다. 물론 살아있는 듯한 사실적인 감정표현도 압권이다.
<천지창조>
<피에타>
그리스 조각품을 닮은 <다비드상 , 1501년, 피렌체>, 그리고 균형미와 세밀함, 슬픈 성모 마리아이지만 슬픔보다도 아름다움을 보게 되는 조각 작품 <피에타 , 1498년 로마 베드로 성당> 이것들 모두 르네상스의 대표작품들에 빠지지 않는다. 밀로의 비너스는 보는 순간 아름답다고 한다면, 피에타는 보는 순간 그 정교함에 놀라고, 그 엄숙한 아름다움에 한번 더 놀라고, 성모 마리아의 표정에서 다시 한번 놀란다. 미켈란젤로는 천재다. 이 조각상은 지구가 멸망해서 이웃 별인 센타우리로 가거나 이웃 은하인 안드로메다로 갈때 꼭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테네 학당, 1509년, 베드로 성당>
<아테네 학당, 1509년, 베드로 성당> 그림들은 더 부드럽게, 그리고 균형감과 원근법이 기본이 되고, 사실주의적 표정들을 완성해 나간다. 그래서 53명이나 등장하는 그림은 완벽한 구성으로 난잡하지도 복잡하지도 않으며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표정들에서 드라마의 한 장면 같다. 사실 르네상스의 미술은 바로 이 <아테테 학당>에서 이미 완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라파엘로에 이르러 스프마토 기법은 회화의 기본이 되었다.
<시스티나 성모, 1513년, 베드로 성당>
<시스티나 성모, 1513년, 베드로 성당>에서는 성모가 그 엄숙함과 경건함을 버리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게 예술이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성모 마리아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 아니다 아름답다 보다는 가장 이쁘다고 해야겠다.
르네상스에서는 새로운 기법과 표현, 새로운 대상들이 나타난다. 문예부흥기라 불리 우는 데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사람들을 본다.
<묵시록의 네 기사>
<묵시록의 네 기사>(1498년, 목판화, 알브레히트 뒤러, 독일)에서 묵시록의 내용을 독특한 상상력을 더하고 목판화임에도 원근감과 입체감을 주고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다빈치, 미켈란젤로 등이 확실히 알고 있었다) 각각의 대상에게 생동감 있는 사실적인 표정을 준다.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1434, 얀 반 에이크, 네덜란드)- 그림 속에 상징들이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림 속 사물들에 의미를 숨겨 놓게 된 것이다. 사과가, 거울이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 미술의 상징주의 속성을 그대로 나타낸 의미 있는 그림이다. 근대미술의 상징주의를 즐겨 그린 사람은 고갱이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1512년 , 마티스 그뤼네발트, 독일) – 성스런 예수가 아니라, 고통받다가 쪼그라져버린 정밀한 사실적인 예수를 그렸다. 고통은 고통 그 자체로 표현되어야 한다. (3폭의 제단화) 비록 그리스도라고 할지라도,
<세속적인 쾌락의 정원>(1504년)
<세속적인 쾌락의 정원>(1504년, 히에로니무스 보스, 네덜란드) 아 이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할지, 성당 제단화로 그렸다는데 마치, 현대 달리의 그림을 제단화로 쓴다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그림이다. 분명히 종교적 내용을 그렸다, 그러나 그림은 현대 추상화 아니 그보다도 더 미래의 SF 같은 그림이다. 이 사람은 16세기에 이미 22세기의 미래를 본 것이 틀림없다. 결국 제단화로 쓰지 못하고 말았다. 여하튼 보스의 그림들은 중세에 억눌려 있던 인간의 감성이 미친 듯이 폭발한 가장 독특한 작품이다.
또 한 사람,
<봄>(1573년, 주세페 아르침볼도, 이탈리아)
<봄>(1573년, 주세페 아르침볼도, 이탈리아) 프라하의 궁정화가로 주로 정물화를 그렸다. 시대를 앞서가는 초현실주의적인 작품들을 그렸다. 그의 풍부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이다. 사계절의 이름을 가진 연작 중 하나이다.
이렇듯 르네상스는 인간의 감성의 폭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근대, 현대의 미술사조들의 뿌리가 바로 르네상스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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