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경 - "화투치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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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토리

이화경 - "화투치는 고양이"

by molbania3 2022.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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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 치는 고양이"

 이화경 단편집


 

책표지 화투 치는 고양이
책 : 화투치는 고양이

 

이화영 작가의 단편 소설집이다.

고양이가 제목에 있어서 읽기 시작했다. 소소한 재미,  소설 속의 몇 구절을 적는 것으로 감상을 대신한다.  지금은 초겨울 찬바람에 메마른 공기처럼 감정이 차가워 그저 아무런 느낌을 갖지 못한다. 당분간 이런 감상적인 책 읽기가 어려울 듯하다.


 

[화투 치는 고양이] 

 

화투로 상념으로 담배로 잘게 쪼개 쓰는 그의 길고 긴 하루를.

여든이 넘은 멀고도 먼 생애를,

 

생이란 어찌 됐든 하루하루의 시간을 장작 패듯 쪼개고 쌓아서 이루어낸 세월의 총합이라는 것도 나는 그땐 알지 못했다. 비풍초 똥팔삼의 순서를 시작으로 준비도, 각오도, 비전도, 현실도 아무 설명도 없이 들입니다.

화투의 세계로 끌고 가는 그를 따라간다.

 

쥐고기다.

한점 뜯어물고. 삼킨다.

손가락은 집어넣고

속에 있는 미련, 부끄러움을 같이 끄집어낸다.


 

[지구에 오신 걸 환영해요] 

 

생에 걸림돌이 되면 가차 없이 버리거나 허기가 지면 새끼의 여린 살을 뜯어먹을 태세가 되어 있는

암컷 파충류 같은 엄마와는 다른 눈빛이었다.

 

그가 사랑했다고 믿는

그 진실한 감정을 부정당하는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초식]

 

도살장에서 돼지의 귀엽고 철딱서니 없는 눈빛이 직선으로만 날아와 가슴에 박혔다.

나는 말을 잃었다.


 

[예사로운, 예사로운 사랑] 

 

다만, 내가 지키고 있는 이 역에 잠시 머물다 가는 것으로도 내 마음은 흡족합니다.


 

[불청객 경욕지 수태일백이거]

 

상란은 스무 살의 등에 대고 웃었다.

마음이 들킬까 봐 미소조차 건네지 못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다. 그래야만 하나?

가슴이 가려운데, 뇌가 가려운데 상란은 어떻게 긁어줘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로맨스 소설]

 

요요는 흰고양이다. 중성화 수술을 받고 뚱뚱한 독거 고양이가 되어갔고 주인도 뚱뚱한 암고양이가 되어갔다. 파양 가는 길. 요요는 터어키 앙고라가 아니라 겁 많은 하얀 돼지였다.

 

던지듯 요요를 내려놓고 환자를 보러 간다. 남자에겐 아픈 마음이 있다는 걸 알지만, 그것이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폭력이라는 것을 알고나 있을까.

 

화투치는 고양이 속표지
책 : 화투치는 고양이

 

[에어 배드]

 

사랑으로 시작한 결혼보다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결합한 결혼이 더 합리적이라고 여겼다. 감정의 제2외국어로 상대를 곡해하고 이해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서둘러 표정을 감추던 시간들....

'그리운 당신'이라...


 

[산딸기며 오디며 개암 열매며]

 

건조하고 지친 중년 사내의 얼굴이 거울에 비친다. 어깨 넘어 따위로도 돌아보지 않던 고향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에게 여과되지 않는 날것의 감정을 들쑤셨고 그를 불편하게 했다.

 

철이 든다는 건 계절에 맞게 농사를 지을 줄 안다는 것이다. 이제는 아무 마음도 가지지 않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비겁하지만 가장 현실적으로 살아남는 법이라고 짐짓 억지를 부려보지만 그는 아직도 마음이 너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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