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운-[내 머릿속의 개들]/머릿속에 개들을 키우면서 사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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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토리

이상운-[내 머릿속의 개들]/머릿속에 개들을 키우면서 사는 사나이

by molbania3 2022.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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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의 개들

머릿속에 개들을 키우면서 사는 사나이

이상운


 

책 표지 - 내 머릿속의 개들
내 머릿속의 개들 독후감

 


 

이상과 현실은 항상 부조화다. 그 부조화를 일찌감치 온몸으로 터득하고  박 터지게 현실을 살다가 이젠 돌아와  머리속에 개들을 키우면서 백수로 사는 사나이의 이야기

 

 

단숨에 읽어 버릴 만큼  숨가쁘게 책장이 넘어간다. 모든 문장이 대화체로 되어있어서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모든 문장이나 대화의 언어들이  일상의 현실감을 그대로 살려 쓰고 있다. 비록 욕지거리가 난무하지만 사실 뭐 현실에서도 충분히 그런 말들을 쓰는 거니,  결코 불쾌하지 않다.

 

 

그 머릿속의 개들은

내가 본 바로는 이성과, 양심그리고 본능이 아닐까 한다. 그 개들을 머릿속에 심어 두고  몸은 현실에 부딪히며 살아가는 그는 결국 이 지랄 같은 현실에 적응해서 살아갈 것을 소리치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머릿속의 개들을 밖으로 밖으로 끊임없이 내던지고 내던지고 내던져도  다시 나타난다.

삶은 그렇게  모순 덩어리이다.

 

 

나오는 사람들

고달수  :  현재 백수

마동수  :  11년 만에 나타난 학교 동창, 설치미술가

장말희  :  마동수의 아내

강인애  :  학교 동창, 소설 지망생

변지혜  :  마동수의 조수

김팔봉  :  고달수의 옛 애인의 아버지, 옛 스승


현재 지하 셋방에서

머릿속의 개들과 같이 살면서 삶이란 게 도대체 뭔지를  진진하게 때론 가볍게 고민하고 있는 백수 고달수는

11년 만에  마동수의 전화를 받는다.

 

“ 만나자, “

“ 귀찮다. “  

 

머릿속의 개들의 만나라는 왕왕거림에  마지못해 만났다.

 

“ 내 아내를 내게서 떨어내줘라 “

“ 이 시끼가 뭔  개소리야 “

 

“ 아마도  네가 머릿속의 개떼를 키우고 있는 것 보니  내 아내와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 “

“ 도대체 이혼을 안 해준단 말이야 ….”

천만 원을 선불로 받았다.

 

 

마동수의 아내 장말희를 만난다. 그녀는 코스모스가 그려진 푸대 같은 원피를 입고, 산  같은 몸을 하고, 아이스크림과 막대 사탕을 입에 물고 나타났다.

 

“ 모두들 그녀를 코스모스 동산이라고 하지 "

" 사계절 코스모스가 그려진 원피스를 즐겨 입지  “

 

뭐 어쨌든 돈을 받았으니 작전을 진행해야지 사랑과 배신의  구조조정을 위해서 그녀와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영화도 보고 같이 놀이동산엔 갔었나??? ???

 

뭐 어쨌든 천만 원의  값 어치를 해야겠지.

열심히 꼬셔본다.

 

근데, 어느 시점에서 진도가 안 나간다.

 

 

김팔봉 선생에게 하소연한다. 고달수는 코스모스 동산 같은 장말희에게서  날씬하고 섹시하고  싱그러운 변지혜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진도가 안 나갈 수밖에 없지..

 

머릿속의 개들이 소리친다.

 

산 같은 여자도 여자라고, 키스를 못 할 건 뭐가 있냐고, 같이 잠을 자지 못하는 이유는 뭐가 있냐고!!!

고달수는 왕왕 거리며 짖어대는 개들의 주둥아리를 쳐 버린다.


시적이고, 연극적이고,  정치경제학적이고, 상업적인  이 데이트를 계속해야 하는 건지

 

이성으로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연대감을 붙여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날씬하고 요염한 변지혜만 생각날 뿐이다.

도대체 그녀를 안을 수도 사랑할 수도 없었다.

 

 

반대로 장말희는 날씬했던 자신의 소녀시절 때의 마동수처럼 고달수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믿어 버린다.

자기에게 아무도 다가 서려하지 않는 지금,  이현실에  당당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고달수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마동수에 대한 증오와 미련을 떨쳐 버린다.

 

“ 야, 고달수 , 성공이다 성공!! “

“ 장말희가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어"

" 역시 달수야!!!”

 

 

머릿속의 개들이 소리친다.

뭔가 대가가 있어야 하지 않냐고, 장말희를 가지라고 그녀가 갖고 있는 적지 않는 재산을 탐내 보라고….

 

고달수는  그녀의 덩어리에 숨어있는 비너스 같은 소녀시절을 그려보고는 그녀에게 요구한다.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살을 빼자고. 며칠을 장말희와 고달수는 살 빼기 작전에 돌입한다.

 

그러나 장말희는 지금의 모습으로도 달수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인지 그리고 그 믿음은 천만 원이 폭로되고 장말희는 아이스크림과 막대 사탕을 물고 있는  욕쟁이 코스모스 동산으로 돌아갔다.

 

 

도무지 헷갈리는 이 현실에서 또다시 머릿속의 개들이 소리친다.

이번에  달수가 그녀와 같아지겠다는 생각으로 살을 찌운다. 

 

100KG,  

사탕을 달고 살고, 아이스크림을 대접에 담아 퍼먹으며  110KG

 

코스모스 동산 못지않게 불어난 몸으로 그녀를 찾아가지만 장말희 그녀의 비웃음과,  머릿속의 개들의 비웃음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는 머릿속에서 비웃음으로 지들끼리 왕왕거리며 웃고 뒹구는  개들을 집어내다 버린다. 계속해서, 하지만 그놈의 개들은 집어내 던진 만큼 되돌아와서 머릿속에서 왕왕 거리며 짖어댄다.

 

 

오늘도,

고달수는

지하 셋방에서 머릿속의 개들을 집어 내 던지며 살고 있다.


 고달수는

이 부 조화스러운 현실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방랑자 같다. 그의 현실은  머릿속의 열정과 이상과는 심각하게 동떨어져 있다.  몸으로 부닥치는 현실을 따라가다 배신당하고 머릿속의 이상을 좇아 뛰어가다가   낙오되어 버리는 현실에  뭔가 주체를 잡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 같다.

 

아무것도 모른 체  현실의 이익만 좇아 달려가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 비참하고 머릿속의꿈과 이상을 드러내기에는

현실이 너무나 각박하다. 이러한 모순이 인간의 삶이라고 하는 것 같다.

 

재미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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