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이야기 1,2] - 김용택/빛바랜 수채화 같은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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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토리

[섬진강 이야기 1,2] - 김용택/빛바랜 수채화 같은 섬진강

by molbania3 202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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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이야기]
김용택
수필집

 

섬진강 벚굴

 

[섬진강 이야기 1]

 

 

 

섬진강가의 진메마을,

산과 들과 강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젠 추억, 아니 이젠 사라져 버린

섬진강가의 골짜기에서 살았던 촌사람들의

순진무구한 삶에 대한 기억들.

이젠 단절되어 희미해져 버린

흔적들의 이야기

 

섣달 그믐날밤 쑤기를 놓는 이야기는 재미있다.

앵두나무에 앵두꽃이 피고

뜨거운 여름한낮 강물을 일렁이며

햇볕에 반짝이는 은어들.

연하고 맛있는 살쾡이 고기...

 

소고를 잘 치는 문수 아재...

댕기머리를 하고

골방에서 서리를 해 먹으며

깔깔거리던 누님들... 등등등

 

그리곤 점점 더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다슬기, 꼬막 조개, 게, 가재가 사라졌다.

한번 떠나간 것들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젠 풍물굿의 상쇠이던 빠꾸 아재도 없고

다들 떠나버린

진메마을...

 

사람들이 떠나니,

물고기들도 강을 떠나 버렸다.

농촌의 농심도 사라졌다.

그 많던 가재는 다 어디로 간 걸까?

쏘가리가 살던 강가에는

 

물고기들을 대신하여

검정색, 흰색 비닐들이 깃발처럼 나부끼고 있다.

 

임용택 시인 문학관

임실군 덕치면 진메마을에 있다.


 

어릴 적 섬진강을 낀 농촌 골짜기의 추억들을
수채화처럼 그려 놓았다.

내가 살던 바닷가 촌동네와는 분위기는 다르지만

그림은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마찬가지로 이전 없어져버린

그때들을 기억하게 한다.

 

우리 지금 세대는 정말로 잘살고 있는 걸까?

편안한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에

무언가 잃어버리고 살고 있지나 않은지?

아름다운 추억을,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지나 않은지?

 

빛바랜 수채화 같은 책이다.

 

아련하다.

내 고향 어판장의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그냥 하루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얀 파도가 넘쳐나는

바다만 보고 와도 좋을 것 같다.

 

2편도 있던데, 어디에 처박혀 있으려나..


 

 

섬진강 참게탕

 

[섬진강 이야기 2]

 

진메마을

아이들이 떠나버린 살구꽃 피는 강변길

어른들이 떠나버린 흐드러지게 철쭉이 피는 들판엔

이젠

적막함만이 흐른다.

 

방아깨비

때때기, 콩중이, 딱다기

며느리밥풀꽃

수크령

수크령

지게를 지고 강을 건너는

새벽안개와 물동이를 이고 박꽃 피는

저문 고샅길과

일을 끝내고 저녁 햇살이 어리는 강물이 비치는 마루

 

이젠 아무도

그렇게 강물과 산에 마음을 두거나
뺏기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없는 마을은

더 이상 웃음소리도 없고,

이젠 산과 강과 들판에서는

아련한 추억조차 만들어지지 않는다.

 

삶은 삭막하고

질주만 남는다.

여기 산골 진메마을인들 비껴가지 않는다.

사라진 것들에 대한 추억은

바람 부는,

겨울 눈 내리는 섬진강만큼이나 씁쓸하다

 

며느리밥풀꽃


허덕이는 도시의 삶어 지치면 우리는 갈 곳이 있을까?

아마 우리는 갈 곳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시골, 농촌, 산골마을, 바닷가 마을에 돌아가서
퍼질러 앉아

추억이라도 되새겨 볼 수 있겠지.

물론 그 시절의 강가나 바닷가의 정겨운 풍경들은
사라졌지만...

 

기억 속의 풍경들을 떠올리며

쉴 수 있겠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그런 정겨운 시골의 추억들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시골을, 산골, 강가 마을을,

촌스런 짠 바람이 부는 바닷가 마을들은 이제 없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이 더 삭막해지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 산문집은

그 사라져 버린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보여준다.

흑백의 수채화처럼

 

 

없어져 버렸기에 소중하고 더 아름다운 걸까?

아니면 누구나 어린 시절은 아름다운 시절이었을까?

 

우리 그런 정겨운 꽃들이 피어나는

그곳으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가고 싶다"는 명제는

경쟁도 의도도 사심도 없는 그저

순수했던 시절의 추억을 말하는 것 같다.

 

지도에서

섬진강가의 진메마을과 천담리를 찾아본다.

섬진강가의 참게탕 집은 아직 있으려나...

 

덕치면 천담리

 


출처 : 위키백과, 이 글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에 따라 작성, 배포되는 위키백과의 사진자료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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