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분 - 파울로 코엘료, 자유 의지라는 자유를 터득한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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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토리

11분 - 파울로 코엘료, 자유 의지라는 자유를 터득한 마리아

by molbania3 202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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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파울로 코엘료

장밋빛 꿈을 찾아 떠나는 18세 브라질 처녀,
마리아의 이야기

클럽 이름은 "Copacabana"


단순히 시골 아가씨의 도시 원정기가 아닌 성(性)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다. 금병매, 카마수트라가 섹스의 기교서라 하면 코엘료의 11분은 그동안 없었던 섹스의 철학적 고찰이다.

책표지 -11분
책 표지 - 11분


열정적인 17세의 브라질 처녀 마리아는 개발국가의 가난한 처녀들의 신분상승의 정형이 된 길을 따라 모델이 되기 위해 스위스로 날아간다. 그녀는 모두들처럼 팔려가는 자신에 대한 한없는 자신감에 차있다.


유럽의 부국 스위스,
17세의 마리아가 살아온 이해와 관용의 도시가 아니다. 으례 그렇듯이 그녀 또한 꿈도 희망도 잃어가게 되는 도시의 비극적인 삶에 한없는 비탄과 자괴감에 슬픈 나날을 보낸다. 그녀의 직업은 화려한 모델이 아니라 클럽의 댄서였던 것이다.

마리아는 작은 가슴에 담긴 열정을 스스로 믿고서 무료하고 피곤하기 짝이 없는 슬픈 피에로 같은 댄서를 때려치워야 했고 이제 스스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이제 마리아의 꿈은 도시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감상에서 벗어나 고향 브라질 로의 회귀하는 소박함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젠 자신의 소중한 꿈을 찾아 가는 스스로 자유스러운 모험가가 되었고, 이제 마리아는 비록 빈곤하지만 자유의지라는 자유를 터득하게 되었다. 이것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할것이라고 다짐하며 코파카바나라는 클럽을 찾아간다. 하룻밤 350프랑에 계약을 한다.


코엘료의 [11분]이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이다.

마리아는 밤마다 스스로를 팔면서 돈을 번다. 거짓과 위선 두려움이 난무하는 삶에서 자신이 세상과 자기 삶의 주인임을 스스로 각인시키기 위해 그녀를 찾는 삶의 두려움에 떠는 남자들과 하루 세 번.
1,050 프랑

마리아는 섹스가 남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의지이자, 원천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며 돈을 번다. 사디스트인 테렌스와 만나 변태적인 오르가슴도 맛보고 그것이 삶의 목적인양 착각도 했다. 그럼에도 마리아는 브라질로 돌아가는 꿈을 잊지 않고 차곡차곡 돈을 모아 간다. 이젠 싸구려 중국음식 대신 프랑스 요리에
근사한 카페에서 커피도 마신다. 브라질로 돌아가 농장을 사서 남들처럼 평온한 삶을 사는 것이 삶의 전부인양 행복해한다.



어느 날, 마리아에게 스스로 금기시되어 있는 사랑을 만난다.
화가인 랄프하르트

매매의 대상, 돈벌이의 대상, 현실적인 어쩌면 가장 비현실적인 꿈인 브라질로의 귀환을 위한 대상이었는 섹스를 사랑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된다. 마리아는 사랑을 하게 된 것이다.

랄프하르트와 사랑에 빠진 마리아는 서로를 소유하게 됨으로써 죽어버리는 사랑을 위해 더욱더 브라질 귀환을 고집한다. 새장 속의 새처럼 감동을 준 것은 새장 속의 새가 아니라 그 눈부신 자유로움, 끊임없이 퍼덕이는 그 날개의 에너지인 것처럼, 랄프 하르트를 보내고 브라질행 비행기를 올라탄다.


이제 막바지다.

한 편의 영화처럼 랄프가 나타나고 그들은 서로의 사랑에 대한 갈망으로 비행기에서 내린다. 정열을 소유한 마리아의 결정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것이다.
아니,
사랑이 그녀를 브라질로 보내주지 않은 것일까?

결국은 그들의 이후의 삶은 보여주지 않는다. 순수한 욕망에서 벗어나 클럽 코파카바나를 찾는 사람들처럼
똑같은 전철을 밟아야 하는 그런 삶을 그릴 수는 없을 테니까. 여기까지 "순수한 사랑은 아름답다.”라고 말하고 끝맺는다.


브라질

코파카바나 해변 사진 "Copacabana"

코파카바나 사진
코파카바나 해변, 브라질

출처 : By Hank Leclair - Flickr, CC BY-SA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332128


감상

시골처녀의 전형적인 에피소드를 다루는 삼류 연애소설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코엘료의 성을 세속적인 관심사에서 학문적인 사고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하고 섹스를 통한 사랑의 완성이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의견을 들은 것 같다. 잃어버릴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모든 것을, 오르가슴을 느끼는 사디즘, 욕망이 아직 순수 상태에 머물러 있을 때 남자와 여자는 삶에 열광하고 다음번 축복의 순간을 기다리고 매 순간을 경배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브라질 여성 국회의원 사진
브라질 여성국회의원


그의 말이다.

비록 삼류소설처럼 마구마구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머리 아프게 어렵고 줄을 그어서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어야만 이해가 될 것 같은 부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 그래도 어쩌면 순례자의 길을 떠나는 그의 다른 책인
[연금술사] 보다는 훨씬 감각적이고 쉽다.

[연금술사]는 쉽게 읽히지만 어렵다.
[11분] 은 어렵게 읽히지만, 어쩌면 내가 항상 주창하는 사랑은 본능이라는 명제를 얘기하는 것처럼 쉽다. 천천히 몇 번이고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책이다.

파울로 코엘료
그의 글은 순례자와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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