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생 떽쥐베리/김제하 |
(Le Petit Prince)
아저씨는 양 한 마리를 그려달라는 어린 왕자를, 코끼리를 삼키는 보아뱀을 알아본, 어린 왕자를 사하라 사막에서 만난다. 그의 별과 그의 이야기를 한다.
자기 별의 장미꽃의 까칠함에 상처를 입고 우주를(별들을) 여행하다가 지구별 사하라 사막에 온 어린 왕자. 사막같이 황량한 지구의 사람들 속에서 하나같이 바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리고 여우를 만나, 길들인다는 소중한 관계를, 사랑을 배운다.
이렇게
난 너에게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게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 거야.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환해질 거야. 다른 모든 발소리와 구별되는 발소리를 나는 알게 되겠지. 다른 발소리들은 나를 땅 밑으로 기어 들어가게 만들 테지만, 너의 발소리가 들려오면 나는 음악이라도 듣는 기분이 되어 굴 밖으로 뛰어나올 거야.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밀밭이 아주 멋지게 보일 거야! 누렇게 익어가는 밀밭을 보면 너를 생각하게 될 거고, 그 밀밭 사이를 스치는 바람소리도 사랑하게 될 거야.
이를테면,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 시간을 다른 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눈으로 볼 수 없고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도 배운다.
어린 왕자는
자기 별에 홀로 두고 온 세상에서 하나뿐인 장미꽃을 생각한다. 자기와 관계를 맺은 그 까칠한 장미꽃에 책임을 느낀다. 어린 왕자는 자기 별로 돌아갔다.
이런 말을 하고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내가 그 둘 중의 하나에서 살고 있을 테니까. 내가 그 별들 중의 하나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모든 별들이 다 아저씨에겐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일 거야.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야!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보아뱀 그림을 이해 못 하는 어른들, 아이에게 낡아빠진 헌 인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해 못 하는 어른들에게 보내는 아름다운 글이다.
순수함은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다. 문득 생각나는 게 있다. 알코올에 물 부은 소주만큼 순수한 술이 있을까 하고. 소주를 좋아하진 않지만.
생떽쥐베리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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