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 정호승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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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토리

수선화에게 - 정호승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by molbania3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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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수선화
수선화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38페이지


 

울지 마라.

원래 사람은 외로운거다.

외로우니까 사람인 게다.

그리고 이 또한 다 지나갈 거다.

그래야 사람이 살아갈 수 있을게다.

전쟁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감상도 아픔도 느낄 틈이 없다.

더군다나 남의 외로움이야 나 몰라라 하게 된다.

씁쓸한 세상에서

외로움은 당연한 것인가?

감상은 사치인가?

시 한편도 가슴에 담지 못한 채 살아간다.

 

 

■■

위 사진은 CC-BY-SA 3.0에 따라 공개 배포되는 위키백과 문서 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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